
오늘 저는 재개발 재건축 등 구역지정 해제와 관련한 행정을 좀 더 적극적으로, 좀 더 공정하게 해달라고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현재 구역지정 해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주민의견조사중인 연희1구역의 경우 조합이 고용한 OS요원이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며 재개발에 찬성하라고 온갖 회유를 일삼고 있습니다. 분명히 문석진 구청장님이 돈으로 고용한 OS요원은 못쓰게 하겠다고 약속하셨다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지난 구정질문들을 통해 누누이 밝혔듯이 구역지정이 해제되더라도, 재개발이 무산되더라도, 일반조합원이 매몰비용을 부담한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조합은 조합원들에게 일일이 문자를 보내 “만일 재개발사업이 무산되면 당신이 부담해야 할 매몰비용은 3천 만 원이다.” 등 수치까지 계산해서 협박을 하고 있습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고 이런 일에 대해 왜 구청은 속수무책인 겁니까? 무능한 것입니까? 봐주는 것입니까?
그리고 연희1구역 주민의견조사가 1차로 끝났을 때 조합원 참여가 45%였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추가로 연장된 2차 의견조사에서 하루에 우편으로 60통이 넘는 주민투표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주민의견 투표율이 91%가 넘습니다.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것은 찬성이든 반대이든 환영할 일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정상적인 주민참여이겠습니까?
어떻게 하루에 30~40통씩, 심지어 60통의 우편접수로 투표가 이뤄질 수 있습니까? 이것은 조합이 자기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OS요원과 돈을 무한정 풀었다는 증거가 아닙니까?
지금이라도 구청은 조합의 OS요원 사용을 당장 못하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2차 추가조사 때 쏟아지듯 접수된 우편투표가 정말 조합원들의 자유의사로 이뤄졌는지, 회유와 거짓에 의한 것이 아닌지, 그리고 조합원이 직접 보낸 우편물이 맞는지, 누군가가 일괄적으로 우편 주민의견투표를 보낸 것은 아닌지 정밀하게 따져보고 위법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만일 이런 공정한 조사와 판단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연희1구역은 또 다른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것이 분명합니다.
새해 처음으로 올라온 본회의장이기에 1년 조금 넘게 남은 앞으로의 구의회 운영에 관해 선배, 동료의원님들께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것은 저 자신의 다짐이기도 합니다.
지난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둘러싼 갈등이 아직도 구의회 분위기를 망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그리고 구정발전에 대한 대안제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더러 반대를 위한 반대, 의원들 간의 불필요한 흠집 내기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구의회가 본연의 임무에 차질을 빚는다면 이 피해는 고스란히 구민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이제 지난 의장단 선거의 앙금을 털어내고 오직 구의회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충실해야 하겠습니다.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차분한 토론을 통해 그 간격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끝까지 의견이 다르더라도 쌍방이 협상을 통해 어느 정도 만족하는 결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토론과 협상에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그것은 정직함입니다.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고 당당하게 그리고 근거도 확실히 밝혀야 합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자기 본심과 다르게 말을 바꾸거나 거짓말을 해서는 토론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정치인은 자기 말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여러분은 정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각자 여러 생각이 있을 것이고 그것들이 나름 정답일 것입니다. 저는 정치란 정말 사랑하는 것을 때로 기꺼이 나눠가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연수 가서 함께 보았던 ‘글루미 선데이’란 영화가 생각나시는지요? 저도 처음엔 도무지 그 정서를 받아들이지 못해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영화를 본 이후 깊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한국영화 ‘내 아내가 결혼했다’도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그동안 뭐 영화가 이따위냐는 생각이 들어 한 번도 끝까지 본 적이 없는 영화였습니다. 그 영화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너무나 사랑하는 아내를 다른 남자와 공유합니다. 함께합니다. 나눠가집니다. 정말 싫겠지요. 하지만 아내와 함께 있을 방법은 그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정치도 이런 것 같습니다. 저와 다른 의견을 가진 동료의원이, 집행부의 어떤 정책이 정말 이해가 안가더라도 그와 함께 정치를 하지 않을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치를 독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의 방식대로, 저는 저의 방식대로 정치를 하는 것이고, 저는 저 나름대로 정말 주민들을 위해 하고싶은 일이 많기 때문에 기꺼이 저와 다른 의견과 토론하고 협상하는 것입니다. 남은 기간 동안에도 더 성실하고 성숙한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경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