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 정말 간만에 종합검진 받았었지요. 약 10년 전에 아주 세밀한 종합건진을 받았을 때 성적표로 본다면 '우수' 쪽에 해당되었기에 그게 자신감으로 작용했는지 매번 국민건강공단에서 보내는 건강검진안내서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안 간 것이 10년 정도 되었던 것입니다. 그 당시 건강에 대한 안 좋은 예후들이 있었기에 '더 이상 미루지 말자'하고 갔었습니다.
그래서 늦가을에 검진을 받았었는데 검진결과가 한마디로 가관이었습니다. 여기저기 경종의 적신호가 울린 것이지요.
그런데 천만다행이었던 것은 위와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나왔습니다. 위는 제가 그렇게 먹어댄 것에 비해서는 깨끗하다고 했는데 대장에서는 꽤 커다란 용종 덩어리가 발견된 것입니다. 검진하던 의사가 말해주더군요. 당시 검진을 비수면으로 했기 때문에 의사가 '좀 큰 용종이 발견되어 깨끗하게 제거했습니다'라고 즉석에서 설명해주더군요. 비수면의 불쾌감이 그 때에는 시원하다는 느낌이...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수 있지만 살아오면서 생겼던 스트레스들이 어쩌면 육체에도 여기저기 많은 자국들을 남겨 두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와 비슷한 상황들을 자주 목격하기 때문입니다.
그 상황이란 육체에 대해서가 아니라 마음에 대해서이지요.
심리상담하는 곳에 찾아오시는 분들은 열이면 거의 열 마음의 중병을 앓을 때 찾아오곤 합니다. 이 경우는 마치 암질환 등 중병에 걸린 것과 같이 많은 시간과 금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암치료가 그렇듯이 마음의 병도 깊으면 깊을수록 완치란 것이 아주 어렵지요.
사실 세상에는 마음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마음치유 혹은 심리관련 모임에 참여합니다. 비슷한 목적이 있는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기도 합니다. 또한 어떤 분은 책을 통해서, 어떤 분들은 SNS에 나오는 각종 관련 글들을 읽기도 합니다.
나름 모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이 그것이 구체적으로 '나'를 무대로 세우고 있는가입니다.
저도 사실 책이나 SNS, 방송, 때론 모임을 통해서 건강의 중요성, 좋은 음식, 질병 관련 이야기들을 나름 섭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저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준 것은 종합건강검진이었지요. 종합건강검진은 이론이 아니라 실제에 해당되지요. 마치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과 상통할 수 있습니다. 한 번 보는 것이 백번 듣는 것보다 나은 것처럼 자신을 직접 들여다 보므로 자신에게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면 그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는 것입니다.
이게 우리가 살아갈 때 시간이나 돈은 물론 쓸데없는 곳에 자신의 심리적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가장 좋은 길이 되기도 하지요.
무엇이든 사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실제 하지 못하는 이유는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다'란 생각에서입니다. 이 경우 우리의 마음은 자꾸 미루고 싶은 유혹에 스스로 넘어가곤 하지요.
건강종합검진을 받듯이 마음을 대할 때 자신을 주인공으로 해서 나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을 주기적으로 가져봄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