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청년주택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공동체 의식을 높여
일명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로 불리는 청년들의 열악한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뜻을 모은 기업과 주택협동조합, 지자체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
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는 18명의 청년들이 저렴한 임대료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쉐어하우스 ‘청년누리’(증가로4길 8-45) 입주식이 이달 19일 오후 3시 현장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포스코 임직원들의 월급 1% 기부로 운영되는 ‘포스코1%나눔재단’이 청년을 위한 맞춤형 임대주택 공급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는 서대문구에 청년셰어하우스 건립을 제안했고 구가 이 제안을 적극 검토, 수용해 사업이 성사됐다.
‘청년누리’는 국내 최초로 ‘철골 구조 패시브 하우스’ 공법을 적용한 건축물이다. 포스코의 첨단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절감효과를 극대화했으며 일반 강판 대비 내부식성(부식에 견디는 성질)이 최대 10배 우수한 포스맥(PosMAC) 외장패널을 적용했다. 콘크리트 건물에 비해 진동이나 변형에 강한 스틸하우스로 높은 내구성도 갖췄다.
대지면적 198.16㎡, 연면적 361.66㎡에 지상 5층 건물로 1층에는 주차 공간(4대)과 공동체 활동을 위한 커뮤니티실이 있다. 내년에는 무인안심택배함도 설치될 예정이다.
2층부터 5층까지가 주거공간으로 2층과 3층에 각각 6명, 4층에 2명, 5층에 4명이 거주할 수 있다. 방은 개인별로, 화장실과 욕실은 2인이 함께 사용한다. 또 주방과 거실은 6명씩 공유한다.
서대문구는 올해 5월 청년누리 운영과 관리에 관한 사무를 맡을 민간기관을 모집했고 청년공동체주택 운영경험이 풍부한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을 선정했다.
7월 초 소득과 자산 기준에 적합한 서울시 거주 만 19세에서 35세 사이의 무주택 1인 미혼 가구 중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 졸업까지 한 학기가 남은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입주자를 모집했다.
입주자 선정은 자격요건 심사와 인터뷰, 주거협동 관련 교육, 입주 계획서 제출 등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 졌다. 임대 기간은 1년에서 2년이며 입주자격을 충족하면 최장 만 39세까지 계속 거주할 수 있다.
방 면적에 따라 보증금은 450만 원에서 1,060만 원, 월 임대료는 7만 8천 원에서 18만 6천 원으로 주변 시세의 46% 수준이다. 8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돼 18명 중 현재 12명이 입주를 마쳤다.
입주자들은 단순히 거주하기만 하는 것을 넘어 주거 공동체를 구성하고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한다. 또 ‘이와일가’, ‘이웃기웃’ 등 서대문구 내 다른 청년주택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공동체 의식을 높인다.
19일 입주식은 “꽃 같은 청년들아, 여기서 살자!”란 캐치프레이즈 아래 입주 소감 발표, 주택 건립과 입주자 선정 과정을 담은 영상 상영, 현판 제막 등으로 이뤄진다.
포스코1%나눔재단, 설계와 시공을 맡은 포스코 A&C,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청년누리 입주자, 타 청년주택 입주자, 서대문구 관계자 등 50여명이 입주식에 참여할 예정이다.
‘걱정 비워, 근심 비워’ 퍼포먼스에서는 가득 찬 맥주잔 모양의 패널 50여 개를 입주자와 내빈들이 손에 들고 건배하며 청년들의 입주를 축하한다.
2012년 국토부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청년 1인 가구의 69.9%가 소득의 30% 이상을, 22.9%가 소득의 절반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대문구는 이번 ‘청년누리’뿐 아니라 ▲저소득층 대학생을 위한 임대주택 꿈꾸는 다락방(홍제동 2011년, 천연동 2014년) ▲행복기숙사(2014년) ▲협동조합형 청년주택 이와일가(2016년) ▲업무공간과 주거공간을 동시에 제공하는 청년창업꿈터 1호점(2017년)을 개소하며 청년 주거빈곤 문제 해소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또한 홍은동에 내년 1월 입주를 목표로 10개 동에 청년 1인 가구 40세대를 포함해 신혼부부와 독립민주유공자 등 모두 80세대가 살 수 있는 가칭 ‘청년미래 공동체주택’도 조성한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앞으로도 청년층 주거문제 해소를 위한 주택 공급에 힘쓰겠다”며 “특히 청년누리의 사례처럼 청년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 지방정부와 기업의 협업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