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 등록 2022.10.24 22: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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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개대퇴통증증후군(Patello-Femoral Pain Syndrome)

20대 중반의 큰 키에 다소 마른 체형의 여성이 진료실 문을 살포시 열며 들어 왔다. 항공사 승무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환자는 2년 전부터 시작된 우측 무릎 통증이 점차 심해져서 병원을 방문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선생님 두 달 전에 미주노선을 다녀온 후부터 평소에 조금씩 신경쓰일 정도의 통증이 있던 오른쪽 무릎이 많이 아파오더니 나아질 기미가 없이 점점 심해져서 진료를 보러 왔습니다.”

 

“그러시군요 무릎을 다친 적은 없나요?”

“네 다친 기억은 없습니다 비행하면서 쪼그리고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생기고 평지를 걸을 때는 통증 없이 걸을 만 합니다. 그리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특히 내려갈 때 증상이 심해 지는 것을 느껴요”

 

“네 알겠습니다. 몇 가지 진찰을 해보겠습니다.”

 

무릎의 십자인대, 내측, 외측 인대와 무릎연골의 손상 유무에 대한 이학적인 검사를 해보았으나 모두 문제가 없었다. 무릎뼈(슬개골)를 위에서 지긋이 누르니 통증이 느껴진다고 말하며 아파하였고 무릎을 손으로 최대한 굴곡할 때 통증이 심해진다고 호소하였다.

 

“일단 엑스레이 검사를 한 번 해보겠습니다”

촬영한 무릎 엑스레이 사진도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

 

“환자분 검사에서 특이 소견은 보이지 않는데 무릎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 중 젊은이들에게 비교적 빈도가 많은‘슬개대퇴통증증후군’이 의심되네요. 증후군이라고 하는 진단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병은 아직 정확한 원인을 모르지만 무릎을 과하게 사용하는 운동선수나 그런 직업을 가진 분들에게 많이 생기는 질환이고 반대로 너무 운동이 부족해서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약해져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최근에 알려지고 있는 병입니다. 보통 초기에 무릎의 앞쪽이 심하진 않지만 애매한 통증이 있기 때문에 ‘전방 통증 증후군(Anterior knee pain syndrome)”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럼 좋아 질 수는 있는 거지요? 원장님!”

 

“네 그럼요 이 병은 무릎에 발생한 감기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어요. 대부분 초기에는 진통 소염제, 물리치료를 해보시고 제가 알려 드리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많이 좋아 지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 같이 치료 해봅시다”

 

우리 몸에는 손과 발 무릎 등에 여러 개의 종자골이라고 하는 뼈들이 있고 그 중에 가장 큰 뼈가 무릎관절 앞에 있는 슬개골(Patella)인데 이 뼈는 정면에서 보았을 때 역삼각형 모양을 하고 있고 동양인에서 평균 두께가 2.3CM정도이며 위로는 대퇴사두근(Quadriceps muscle)의 힘줄(건)과 이어져 있고 아래로는 슬개건(Patella tendon)과 연결되어 평소 무릎의 관절을 보호하면서 무릎의 펴는 자세를 용이하게 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슬개골의 후면은 연골로 덮여 있으며 대퇴골과 맞닿아 무릎이 움직임에 따라 부드럽게 슬라이딩 하면서 관절의 굴신운동(굽히고 펴는 운동) 때 함께 움직인다. 평소 서있거나 평지를 걸을 때는 거의 압력을 받지 않으나 계단 오르내리기나 스쿼트(Squat) 등 체중을 얹어 무릎을 굽히는 동작을 할 때는 슬개골에 4-10배 정도의 압력이 가해지고 이때 무릎의 통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모든 환자가 이러한 동작을 할 때 통증이 유발되는 것은 당연히 아니며 특수한 상황에서 증상이 발현되는 것이다.

 

가장 흔한 원인은 슬개골이 대퇴골의 과간구(Femoral groove)라는 오목하게 파인 곳에서 정중앙으로 마찰 없이 부드럽게 움직여야 하는데 장경인대(Iliotibial Band=대퇴부의 바깥쪽의 긴 힘줄)가 짧아지거나 대퇴사두근의 내외측 불균형이 생기거나 무릎이 0자, X자 모양 등일 때 슬개골이 한 쪽으로 치우치면서 마찰이 발생하고 이로 인한 슬개골후면 연골의 손상이 슬개대퇴통증을 일으키는 주 원인으로 지금까지는 밝혀져 있다. 젊은 여성의 5~10%가 슬개대퇴통증증후군을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며 젊은 사람의 무릎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기도 하다.

 

진단은 환자의 증상에 대한 꼼꼼한 병력청취와 촉진 등의 이학적인 검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단순 엑스선 검사나 MRI촬영 등의 영상검사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다른 근골격계 질환을 진단할 때와 차이점이다

 

치료는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만으로도 많은 환자들이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며 프롤로치료(Prolo therapy), 충격파 치료(ESWT) 등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시도 되고 있으나 명확한 치료효과는 아직 불분명한 것 같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좋은 근거있는 치료는 대퇴사두근(특히 내측광근), 햄스트링(대퇴 후면근육), 대(중)둔근(엉덩이의 주근육) 등 무릎주변과 엉덩이 근육을 단련시키는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며 운동만으로도 완치되는 환자가 의외로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 치료는 제대로 된 방법으로 장기간 꾸준히 실천해야 하며 운동 시 통증이 발생하면 휴식 후 재차 시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슬개골에 압력이 심하게 가해지면 질환이 악화됨으로 당연히 체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며 등산, 계단 오르내리기, 무릎 꿇고 앉기, 쪼그려 앉기 등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병원에 내원했던 승무원도 3개월 정도 운동치료를 꾸준히 해서 지금은 무릎통증 없이 직장생활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슬개대퇴통증증후군(PFPS)은 초기에 인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젊으니까 곧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으로 지내다가 연골까지 심하게 손상 받게 되면 무릎에 물이 차게 되고 결국엔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초기에 병원을 방문하여 조기진단 후 올바른 치료 방법을 선택하여 꾸준하게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질환임을 강조한다.

 

<사진영어 수정> Patella- 슬개골, Painful area-통증 영역, PFPS-슬개대퇴통증증후군

 

 

관리자 기자 sdmn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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